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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 및 국회의원] 국무총리 취임사 (이홍구:국무총리) |  | |
| ˝존경하는 이영덕 총리님
이 자리에 함께 해 주신 국무위원과 공무원 여러분.
광복 50주년, 그리고 분단 50주년을 눈앞에 두 민족사의 중대한 시점에서 제가 국무총리의 중책을 맡게 되었습니다.
이영덕 총리님을 비롯한 역대의 훌륭하신 총리님들께서 수행해오신 이 중책을 감당해 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서는 것이 지금 저의 솔직한 심정입니다. 오직 국민들의 애정 어린 격려와 아낌없는 협조에 힘입어 소임을 다하고자 다짐할 뿐입니다.
공직자 여러분.
우리는 지금 국민 역량을 하나로 모아 세계화를 지향해 나아가야 할 시점에 서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오늘날의 국제사회에는 협력과 경쟁이라는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새 도전을 우리는 민족의 생존과 번영을 위하여, 그리고 우리 민족의 염원인 조국통일을 위하여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세계는 이제 막연한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며, 무한한 기회의 보고입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미래와 희망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 동안 모두가 함께 노력하여 근대화와 민주화를 성취한 자긍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성취가 자동적으로 선진화와 세계화를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의 이웃이 된 지구촌에서 세계경영의 중심국가가 되려면, 그리고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로 나아가는 성숙한 선진사회가 되려면, 우리는 과감한 개혁을 지속해 나아가야 합니다.
이와 함께 미래를 정확히 내다보고 끊임없이 새로운 비젼을 추구해 나가야 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지난주 국회에서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비준 동의안이 여야 합의로 통과된 것은 참으로 뜻깊은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세계화는 정보의 확실한 방향제시와 국민 모두의 적극적인 이해와 참여에 의해서만 도달할 수 있으며, 이번 국회에서의 원만한 합의는 앞으로 그 가능성을 활짝 열어주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지켜온 모든 법규와 제도, 그리고 의식과 실행을 새로운 열린 시대에 맞게 과감히 바꿔야 합니다.
그것이 곧 세계화입니다.
이번에 정부조직을 크게 개편하는 것은 이런 뜻에서 매우 시의 적절하다고 하겠습니다.
이제 정부가 모든 것을 주도하는 시대는 갔습니다.
지금은 국민의 창의와 자율이 더욱 중요한 시대입니다.
우리 사회 전 분야에 걸쳐 내실을 다져나가는 상황에서 ´경쟁력있는 정부´를 만드는 일은 피하거나 늦출 수 없는 과제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개혁에는 고통이 따르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번 개혁조치는 우리 공직사회에도 적지 않은 고통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함께 역사적 과업을 수행한다는 차원에서 그 고통을 나누고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데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하겠습니다.
공직자 여러분.
우리는 지난 몇 달 사이에 대형사고와 반사회적, 반인류적 사건, 그리고 일부 공무원의 비리사건 등 쓰라린 경험을 했습니다.
이러한 사건, 사고들은 우리 사회에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는 졸속주의와 정당주의, 그리고 도덕성과 책임의식의 상실 등이 빚어낸 복합적인 산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이 같은 부정과 비리, 그리고 부조리 현상은 비단 몇몇 사람의 책임은 아닙니다. 그들의 잘못을 방관해온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진심으로 반성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영위하는 민족공동체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 정말 새로운 각오를 해야 할 때입니다.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공직자는 ´백성과 하늘과 자신의 마음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비록 시대는 바뀌었지만 다산 선생의 이러한 지적은 오늘날 우리 공직자들이 깊이 새겨들어야 할 경구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의사를 존중할 줄 알고 합리적 사고를 갖춘 정직한 사람이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공직자입니다. 이 중에서도 중요한 것은 우리 공직자 자신의 올바른 마음가짐입니다.
그 동안 우리 사회에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사건·사고들이 발생한 것은, 우리 공무원들이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자기의 양심을 저버린 데에 가장 큰 원인이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 공직자들은 국민으로부터 국가경영의 막중한 책임을 부여받았습니다. 이러한 국민의 신뢰를 결코 저버리지 않는, 그리하여 국민들이 무엇보다 간절히 바라는 생활의 안전과 안정을 보장하는 정부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우리의 시야를 더 높이, 더 멀리 돌려 민족사의 미래를 앞장서 개척해 나감으로써 역사와 국민 앞에 떳떳한 공직자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합시다.
오늘 퇴임하시는 이영덕 총리님께서는 참으로 어려운 시기에 내각을 이끌고 국가 발전을 위해 헌신해 오셨습니다.
대학에서나 정부에서나 이 총리님이 보여주신 모범을 따르고자 이 사람도 애쓰겠습니다.
비록 그 동안 일해 오신 정부를 떠나시더라도 계속 저희들을 아낌없이 지도, 편달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리면서, 변함 없는 건강과 앞으로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끝으로, 공무원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행운과 축복이 충만하기를 빌어 마지않습니다.
감사합니다.
<편기범,식사·축사·주례사참고서,석필,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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