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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연인은 심마니 |  | |
| 남자친구는 곧잘 ˝내가 산삼 캐면 팔아서 너한테 장가갈께. 알았지?˝하는 엉뚱한 소리를 한다.
사연인즉, 어렸을 적에 친구들과 뒷산에 갔다가 산삼같이 생긴 것을 보았단다.
그 가운데 하나를 배가 고파 캐 먹고 나머지는 그냥 놔두고 왔는데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본 산삼이 그것과 똑같다 했다. 처음엔 농담이려니 싶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그 산삼을 캐러 가자는 것이었다.
억지로 따라 나섰지만 막상 산에 오르자 겁이 났다.
˝산삼을 봤을 때 캤어야지. 아직까지 남아 있겠어? 그냥 돌아가자. 뱀이라도 나오면 어떡해?˝
걱정에 찬 내 말에 그는 자기만 믿으라며 수풀을 헤치며 앞섰다.
한참을 올랐을 즈음 그는 풀뿌리 같은 것을 하나 캐서는 ´텔레비전에서 본 것과 비슷하다,
몇 뿌리 더 있을 거다´라며 이곳저곳 풀섶을 뒤지며 뛰어다녔다.
무서우니 빨리 내려가자고 몇 번을 졸라 대고서야 다음에 또 오겠다는
억지 약속을 한 뒤 산을 내려왔다.
얼마나 내려왔을까.˝어어, 잠깐만 기다려 봐!˝하는 그의 말에 나는 걸음을 멈추었다.
아니나다를까, 길 옆에 독사처럼 생긴 뱀 한 마리가 떡하니 버티고 있었다.
너무 무서워서 다리가 후들거렸다. 그 순간 그가 ˝이쪽 쳐다보지 말고 뒤로 물러나 있어˝라며
들고 있던 나뭇가지로 뱀을 몇 번 후려치더니 번쩍 들어올려 멀리 던져 버렸다.
그 모습이 얼마나 듬직하던지 눈물이 다 날 뻔했다.
그러나 듬직함도 잠깐, 산을 내려오자마자 그가 큰 숨을 내쉬며 말했다.
˝나, 뱀 봤을 때 무서워 죽는 줄 알았어. 어렸을 적에 뱀 보면 제일 먼저 도망쳤는데,
뱀 죽여본 게 오늘이 처음이거든. 이 손 좀 봐라, 아파 죽겠다!˝
그가 내민 손을 보니 어찌나 세게 내리쳤던지 손에 박인 굳은살이 다 벗겨져 있었다.
그런데 그 풀뿌리는 산삼이었을까? 후훗, 그건 산삼이 아니라 더덕이었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정신을 못 차리고 산삼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산삼 근처에는 뱀이 있는 거라며 다음에는 완전무장을 하고 가겠다고 야단이다.
내 친구들은 그가 정말 엉뚱한 사람이라며 결혼을 다시 생각해 보라고 말한다.
하지만 언제나 날 위해 노력하는 그가 있어서 나는 행복하다.
언젠가는 하느님이 착한 그에게 산삼보다 더 귀한 선물을 주시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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