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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어둔 그리움 -이훈식-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흔들거림이 있으면
그저 스쳐 지나가는
바람이거니 생각했습니다

겨우내
묻어 두었던 그리움을
메마른 가지마다
꽃피여 보려고 하다

당신께 들켜버린
내 마음 인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목덜미가 따스하고
눈 녹듯이 풀어지는 가슴이
바뀐 계절의 길어진
햇살이거니 했습니다

손 내밀어 주던
나즈막한 눈빛을
체온으로 간직하다

당신께 들켜버린
내 마음인 줄은
정말로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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