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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 -유경환-
은쑥색 이슬로 눈 뜨는 쑥
입도 귀도 없이 할머니처럼 산다

들보다 너른 하늘 밖으론
목을 빼지도 치키지도 않는다

일어섰다 누웠다 바람타는 시달림도
간들거림 또한 없다

밟히면 밟힌 대로
어깨부터 뿌리에 힘 모아 버틴다

아무테서나
쑥 쑥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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