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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나무 그늘 아래에서 -안도현-
길이 없다면

내 몸을 비틀어
너에게로 가리

세상의 모든 길은
뿌리부터 헝클어져 있는 것,
네 마음의 처마끝에 닿을 때까지
아아, 그리하여 너를 꽃피울 때까지
내 삶이 꼬이고 또 꼬여
오장육부가 뒤틀려도
나는 나는 친친 감으리
너에게로 가는

길이 없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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