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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김종상-
바람이 오솔길을
휘적휘적 지나간다
길섶의 벌레 소리가
마디마디 끊어진다.

바람이 넓은 들을
헐레벌떡 뛰어간다.
들판의 풀꽃 향기가
갈래갈래 흩어진다.

바람이 시냇물을
철벅철벅 건너간다.
물 속의 달그림자가
조각조각 부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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