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글 나누기
joungul.co.kr 에서 제공하는 좋은글 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다시 사랑하는 사람에게...
다시 사랑하는 사람에게
- 김재진

얼마나 당신을 사랑했는지라는 표현은
어딘가 낡았습니다
당신을 사랑하지 않습니다
다만 내 눈 그렇게 펑펑 쏟아지는 눈을 맞으며
공중전화에 매달려 있는
한 여자를 보고 있을 뿐입니다
푸르고 짙은 청동의 녹
한동안 닦지 않아 멈춘 시계처럼 어느 날 문득
당신에게 향하는 내 마음도 녹이 낀걸 알았습니다
얼마나 당신을 사랑했는지
그말의 무게에 눌려
나는 시퍼렇게 잊혀졌을 뿐입니다
발 동동 구르며 누군가를 갈망하던 여자는
긴 의자가 놓여 있던 공원 저쪽으로 사라집니다
여자의 뒷모습을 따라거던 나는 무심코
당신의 전화번호를 누르고 맙니다
실수였습니다 그건
한동안의 지독하던 습관때문입니다
다만 따뜻한 커피 한잔을 나눌
누군가를 호출하려 했을 뿐
정말 실수였습니다 그건
그렇듯 당신을 사랑했던 것 또한
실수였습니다
나 이제 당신을 사랑하지 않습니다
눈이 그치고 다시는 비치지 않을 듯 싶던 태양이
세상의 지붕을 적십니다



 
비즈폼
Copyright (c) 2000-2025 by bizforms.co.kr All rights reserved.
고객센터 1588-8443. 오전9:30~12:30, 오후13:30~17:30 전화상담예약 원격지원요청
전화전 클릭
클린사이트 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