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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어느 오후의 연가
나죽어 다시 태어난다면 빗물이고 싶다.
늘 바라보기만 했던
너희 집 담장 위로 하나가득 피어난
붉은 색 덩굴 장미 위에
네가 보고 싶다고 속삭이며 내리고 싶다.
내일 아침 장미는 더욱 붉게 피어나
널 보며 맑음 웃음을 지으리.

그래도 그것이 내 마음인지 모른다면,
나는 좀 더 세찬 빗줄기가 되어
나를 잊고 잠든 네 방 창문에
부딛쳐 소리내어 흐르고 싶다.
뒤척이는 너의 밤 깊은 꿈 속에서
너는 희미한 내 마음을 들으리.

그러다 어느날 너는 쓸쓸해 지고
이유 모를 슬픔으로 가득하리라.
모두가 떠나버린 황폐한 거리에서
문득 외로움에 울고 싶을 때
그 때 나는 빗물이 되어
조용히 네 눈에서 흐르고 싶다.


*이선희시집..떠나는 자만이 사랑을 꿈꿀수 있다..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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