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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련의 남자 주인공이 되어 - 김지훈 -

흔들리는 불빛을 바라보며
앞에 놓인 소주 잔을 입에 털어 넣는다

눈은 이미 초점을 읽었고
웃다가 울다가 울다가 웃다가
혼자 별 짓을 다 하고 있다

그러다 주머니에서 반짝이는 물건을 꺼내어
한없이 들여다 본다
얼마 전만 해도 네가 끼고 있던 14K 실반지

그 반지를 소주 잔에 넣는다
그리고
한 번에 마셔 버린다. 너의 반지와 함께
멋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

갑자기 막혀 오는 숨
죽을 뻔 했다
정말 죽을 뻔 했다

영화 속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잘만 먹던데
먹어도 별 이상도 없던데
이것도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었나 보다

겨우 뱉어 낸 반지... ...
내일 이거 팔아서
친구하고 영화나 한편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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