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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까지만[원태연]



어둡지도 밝지도 않은 시간

휘어진 겨울가지 위

바람에 흔들리는 마른잎이

나보다 더 쓸쓸해 보일 때

눈물이 나와야 하는 영화 속

비련의 여주인공이

추억을 더듬으며

비에 젖어 거니는 모습이

나보다 더 외로워 보일 때

밤새워 노름하다

다 털린 주머니에 손을 찌르며

허탈이 담배를 입에 무는 노름꾼이

나보다 더 초췌해 보일 때

그때까지만 그리워하리

그때까지만 잊지 않으리


-원.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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