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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으로 간다 -백무산-
높은 산에 올라 구름 아래 마을을 보면
사람과 마을들이 저리 하찮다
그러나 산을 처음 올라본 사람이 아니라면
이런 결론에 고개 끄덕이지 않는다.

저것도 저리 하찮은게 아니라
천지가 저리도 크다
우리가 살아 가는 곳이 티끌보다 작고 짧으나
그것도 한 세상 천지의 조각도 천지

마음이 넓은 자리에 올라서 보면
삶이나 역사나 인간의 능력이 저리 하찮다
그러나 처음 내려다본 사람이 아니라면
영원의 조각도 영원이라는 것을 알리라

다만 티끌만큼 작은 세상에 사는 내가
산 위에 사는 나에게 나날이 들키며 산다
그 일도 지겨워
숲으로 나는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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