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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오동 [꽃이야기]
옛날 전라도 어느 고을의 총각은 의지할 친적이 없어 이웃 마을 김진사 집에 들어가 심부름을 하며
머슴살이를 했다. 총각은 김진사의 딸이 사는 별당청소를 늘 도맡아 해 주었다. 총각은 어느덧 그녀
를 좋아하게 됐다. 비록 짝사랑이었지만 공상 속에서 아름다운 꿈을 꾸며 살아갔다.
그런데 그녀는 18살이 되자 최진사댁 둘째 아들과 결혼을 하고 김진사댁을 더나 버렸다. 한마디 말
도 못하고 가슴 속에 품어온 총각이었지만 그 간절한 사랑은 어디에다 비길 수 없었다. 총각은 그녀
가 시집을 간 날부터 상사병을 앓기 시작했다. 그리고 죽을 때는 그녀의 집이 잘 보이는 언덕의 양지
바른 곳에 묻어 달라고 유언했다.
그후, 총각의 무덤가에서는 키가 큰 벽오동이 한 그루 자랐는데 이 나무는 해마다 가을이 되면 사랑
과 눈물을 담은 열매가 맺혀 그녀가 사는 집으로 날아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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