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joungul.co.kr 에서
제공하는 좋은글 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
|
|  | 서암 스님 회곡록 1장 - 1편 - 5부 |  | |
| 1장 마지막 비구(比丘)들
◈1편 - 죽음과의 첫만남 5부◈
나는 아버지를 닮지 않았으나 그래도 체격은 괜찮은 편이었고
힘도 좋은 편이었다. 내 나이의 아이들이 할 일은 못되었으나
그래도 엿장사나 신문 배달처럼 수입이 일정치 못한 일보다는
확실한 수입이 보장되는 사방사업의 막노동을 택했다.
사방사업소의 일은 뗏장이나 비료를 지고 산에 오르는 일이
전부였다. 뗏장도 얼마나 지는냐에 따라 임금이 달리 매겨졌
다. 나는 어린아이 취급을 받았으므로 어른의 3분의 1을 받았
는데 하루 벌이가 20~30전 이었다. 쌀 한되에 50전 하던 시절이니
하루종일 일을 해도 쌀 반 되 정도밖에 벌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봐도 노동하는 사람들이 참으로 살기 어려웠던 시절
이었다. 그저 죽지 않을 정도로 연명 하는것뿐, 산다고 할 수도 없
었다. 고된 노동을 계속하다 보니 비교적 실한 편이었던 내 몸은
어느새 회복되기 어려울 정도로 약해져 있었다.
먹지 못하여 영양실조에 걸린데다, 한창 자랄 나이에 발육마저
장애를 받았다. 거기에 학교 공부까지 해야 했으므로 내 몸은
더 이상의 과중한 노역을 감당하기 어려워 쓰러지고 말았다.
어느 날 수십 길이 되는 비탈에 붙어 곡갱이질을 하는데 문득
눈앞이 뿌옇게 흐려지더니 몸이 허공에 떳다. 영양실조로 눈앞이
흐려져 비탈에서 굴러 떨어진 것이다. 팔목이 부러지고 목숨마저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렀다.
부러진 팔목만 응급처치하여 집에 누워 고통을 참으며 있노라니
누군가가 줄곧 내 옆에 서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것은 누구인가,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나른하게 기분 나쁘면서도
친근감이 드는 그 그림자가 죽음의 모습이라는 것을 나는 한참 후에야
깨달았다.˝죽음˝과 처음 만난 것이 그때였다.
2편은 다음에 계속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