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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비 무 적

어느 마을에 마음씨 착한 소녀가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밤 산적들이 그 마을을 털기 위해 쳐들어 왔습니다.

산적들은 그 소녀가 사는 집으로 처음으로 들어가

위협하면서 물건들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때마침 산적 두목이 목이 말라서, ˝야 이놈들아, 목이 탄다.

우선 물이나 좀 마시고 하자.˝ 하고 소리를 지르자

소녀가 혼자만의 미소를 지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제가 물을 떠다드리겠습니다.˝

소녀는 서둘러 불을 밝히고 물을 떠서 대접에 따르면서

대접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성미가 급한 산적 두목은 버럭 소리를 질렀습니다.

˝무얼 꾸물대고 있어!˝

그러자 소녀는, ˝물을 보고 있어요.˝라고 대답을 하자,

산적 두목은 화가 나서, ˝물은 왜 들여다 보느냐.

어서 가져오기나 해.˝ 산적이 큰 소리로 호통을 쳤으나,

그 소녀는 조금도 겁내는 기색도 없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물에 티끌이나 머리카락이 있으면 크게 결례가 될 것 같아서요.˝

산적은 뜻밖이라는 듯 잠시 어리둥절해 하며, ˝뭐라구?

우리는 산적이야. 너희 마을을 털어가려고 쳐들어 왔는데

물 떠다 주는 일에 왜 그리 마음을 쓰지?˝

그러자 소녀는, ˝여러분은 산적이니까 남의 재물을 털어가는 것이 당연합니다만

저의 입장에서는 여러분은 저의 집에 오신 손님입니다.

주인이 손님에게 마음을 쓰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닙니까?˝

하면서 물이 깨끗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

산적의 두목에게 그 물을 바쳤습니다.

산적 두목은 그 물을 받아 마시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산적 두목은 그 소녀에게,

˝너는 참으로 착하구나. 내 여동생처럼 귀엽다.

아무쪼록 언제까지나 그 고운 마음으로 살아라.˝라고 하자.

소녀는 여전히 미소띤 얼굴로, ˝그러겠어요.˝

˝그런데 지금 두목님께서는 저를 여동생처럼 귀엽다고 하셨지요?

그렇다면 그처럼 남의 것을 털어가고 사람을 다치게 하다가

왕에게 잡혀서 목을 베이게 될지도 모를 일 아닙니까?

나의 오빠가 그런 죽음을 당했다는 말을 들으면 저는 얼마나 슬프겠어요.

만일 진심으로 저를 동생처럼 생각하신다면

제발 그런 슬픈 소식을 듣지 않도록 해 주세요.˝

두목은 물론 그 부하들도 모두 조용히 소녀의 얼굴을 바라볼 뿐

아무말이 없었습니다. 드디어 두목은 벌떡 일어나서

소녀의 등을 두어 번 다독거리고 조용히 나갔습니다.

졸개들도 말없이 그 뒤를 따랐습니다.

그날 밤 이 마을에서는 산적에게 재물을 털린 집은 한 집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부터는 이 마을에서

그 무섭던 산적은 그림자조차 찾아볼 수 없게 되었던 것입니다.


˝자비스런 마음으로 대하면

원수나 적이 있을 수 없다는 말이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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