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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사전 (5) <이외수>


삼각관계 :
재능없는 작가들이 일용할 양식처럼 울궈먹는 작품의 뼈다귀

진국 :
다른 나라보다 먼저 물질과 문명을 선택하고 자연과 인간을 버린 나라.

공중전화 :
동전 몇 푼을 집어 넣으면 그리운 사람들의 목소리를 한 컵씩 마실 수 있는 음성자판기. 전신전화국에서 관리하며 주로 사람들이 많이 내왕하는 장소에 설치되어 있다. 약속의 징검다리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후진국에서는 고장을 빙자하여 서민들의 땀내 나는 동전을 갈취하는 노상강도로 돌변해 버리기도 한다.

속물근성 :
천박한 자기수준을 끝끝내 개선하지 않은 채로 자신이 타인에게 가치 있는 존재로 부각되기를 바라는 습성. 모든 욕망의 나무를 자르지 못한 채 가지마다 공명심, 이기심, 질투심, 시기심 따위의 거추장스러운 과일들을 주렁주렁 매달고 살아가는 습성. 아무런 철학도 없고 아무런 고뇌도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의 가장 요긴한 생활필수품. 소인배들의 전유물.

가래침 :
감정 대립시 상대방의 면상에다 뱉아주기 위해 목구멍 깊숙히 휴대하고 다니는 타액의 일종으로 일반적인 침보다는 접착력이 강하며 누우런 빛을 많이 띄고 있을수록 품질이 우수하다. 상대방에 대한 혐오감의 농도와 가래침을 뱉고 싶은 충동은 정비례하고 가래침에 대한 불쾌감의 농도와 상대방에 대한 자비심은 반비례한다.

대머리 :
어느 모임이든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 자리를 빛내줄 수 있는 이동식 인간 서치라이트. 자가 동력장치에 의해서는 빛을 발할 수 없고 오직 다른 발광체에 의존해서만 빛을 발할 수 있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얼굴의 영역이 확장되어 있으므로 비누의 소모량이 타인들보다 많은 편이다. 그러나 머리의 영역이 축소되어 있으므로 샴푸의 소모량은 적은 편이다. 헤어스타일을 다양하게 바꿀 수는 없지만 가발은 다양하게 바꿀 수 있다.

재 :
불에다 살과 뼈를 모두 주었다. 자신을 완전히 버리지 못했을 때는 존재의 아름다움도 알지 못했다. 지금은 실낱같은 바람 한 가닥에도 환희로 전율하는 존재의 미립자로 남았다. 비로소 무소유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인생 :
인간답게 살기 위해 미래를 향해 끊임없이 걸어가야 하는 비포장도로.

결혼 :
사랑에 대한 착각을 최종까지 수정하지 않은 남녀들이 마침내 세월의 함정 속에 공동으로 투신하는 사건.

사형수 :
세상의 모든 속박으로부터 영원한 자유를 선고 받은 사람.

실연 :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배반의 칼을 맞고 피 흘리는 영혼으로 절망의 터널에 내팽개쳐지는 상태. 믿음도 백지화되고 소망도 거품화 되고 사랑도 사막화된 상태.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에 대한 착각에서 깨어나 제정신을 되찾음으로써 홀로 비탄의 강물 속에 수장되는 상태. 사랑과 증오의 전환점. 그러나 이성간의 전형적인 사랑은 대개 실연까지가 그 사랑의 완성단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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