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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법정>
빗방울이 연잎에 고이면 연잎은 한동안 물방울의 유동으로
일렁이다가 어느 만큼 고이면 크리스탈처럼
투명한 물을 미련 없이 쏟아 버리는데
그 물이 아래 연잎에 떨어지면 거기에서 또 일렁이다가
도르르 연못으로 비워 버린다.
이런 광경을 무심히 지켜보면서,
‘아하 연잎은 자신이 감당할 만한 무게만을 싣고 있다가
그 이상이 되면 비워 버리는구나’
하고 그 지혜에 감탄했었다.
그렇지 않고 욕심대로 받아들이면 마침내 잎이 찢기거나
줄기가 꺾이고 말 것이다.
세상 사는 이치도 이와 마찬가지다.
연꽃을 제대로 보고 그 신비스런 향기를 들으려면
이슬이 걷히기 전 이른 아침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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