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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유치원 때 일입니다. 저희 집은 작은 지방 소도시에 이사를 오게 되었습니다. 당시 아버지께서 작은 개척교회에 담임목사로 부임하시게 된 것이었습니다. 우리 다섯 식구는 작은 단칸방에서 가난했지만 행복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나 그 행복이 얼마가지 않아 어려움이 닥치고 말았습니다. 동네 골목대장인 개구쟁이 작은형이 교회 옥상에서 놀다 그만 떨어져 크게 다쳤던 것입니다. 엄마는 형을 간호하느라 병원에서 살다시피 했으며 아빠는 빠듯한 집안 형편에 형 입원비를 구하느라 낮에는 이리저리 뛰어 다니시고 저녁에 예배당에서 홀로 아들을 위해 기도하며 눈물로 밤을 새셨습니다.
두 달여 뒤 제가 다니던 유치원에 재롱잔치가 다가왔습니다. 아무도 나를 보러 오지 않을 거라 생각하면서도 행여나 엄마가 왔을까? 아빠가 왔을까?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혼자 쓸쓸하게 발표회를 마치고 마지막 프로그램을 남겨두고 있었습니다. 산타 복장을 한 할아버지가 미리 부모님들이 주신 선물을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는 프로그램이었는데, 나와는 상관없는 프로그램이거니 하고 앉아 있었는데 제 이름이 호명되는 것이었습니다. 어린 마음에 너무너무 좋은 나머지 폴짝폴짝 뛰면서 산타할아버지에게 달려갔습니다. 자세히 보니 사랑하는 엄마아빠가 관중석에 앉아 환하게 웃고 계셨습니다. 저는 엄마 품으로 달려가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빠듯한 집안 형편에 어린 제가 움츠러들까 봐 작지만 소중한 선물을 안고 오신 엄마아빠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저려 옵니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 엄마아빠가 주신 작은 인형이 제 침대 머리맡에 있습니다. 이제 많이 해지고 빛이 바랬지만 인형에 담긴 엄마아빠의 사랑은 더욱 포근하고 따뜻하게 저를 감싸 줍니다. 제게 세상이 줄 수 없는 참사랑을 보여 주신 엄마아빠, 사랑합니다.
정성헌 님 / 전북 익산시 동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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