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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의 시계소리 |  | |
| 엄마의 시계소리
오늘도 잠을 깨어 보니 여느 때와 다름없이 엄마가 기도를 하고 계십니다. 늘 이른 새벽이면 나는 엄마의 기도에 방해되지 않으려고 소리 없이 일어나곤 하지요. 모든 부모가 그렇겠지만 우리 엄마 또한 네 남매를 위해 정성으로 기도를 하십니다.
엄마는 십여 년 전 심장수술을 하셨고 또 4년 전 위암수술을 받으셔서 몸이 좋지 않으십니다. 그래서 외할머니는 항상 “네 엄마는 겉만 사람이지 속은 사람이 아니다”라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세요. 그도 그럴 것이 엄마의 심장은 인공심장이라 엄마 곁에 있으면 째깍째깍 시계 소리가 들리거든요. 몸 속에 인공기계가 들어 있다고 생각하면 할머니의 마음을 우리는 알 수 있지요.
그래서인지 지금은 벽시계보다도 엄마 가슴에 있는 시계 소리에 더 민감해지고 혹시 시계가 멈추지는 않을까 조바심이 나기도 합니다. 벽에 걸린 시계가 멈출 때에는 건전지를 새로 끼워 주면 다시 가지만, 엄마는 자칫 잘못되시면 어떤 상황이 될지 모르니까요.
올해로 심장 수술하신 지 15년째. 이미 재수술기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잘 버티고 계시지만 가끔씩 예고도 없이 응급실로 실려가곤 해 우리를 놀라게 하십니다. 게다가 이제는 재수술도 위험할 정도라고 하니 마음이 조마조마할 수밖에요. 엄마는 바람 불면 날아갈 듯한 꽃 같아 늘 마음이 아프고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 느끼곤 합니다.
한때 하느님을 많이 원망했습니다. 공평하다는 하느님이 어째서 엄마에게 이렇게 가혹한 고통을 주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요. 엄마는 오십 평생 기쁨을 많이 느끼지 못하셨습니다. 아버지에게서 버림받았고 나 역시 사춘기 때에는 엄마가 몸이 약한 탓에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구나 생각하고 원망했었습니다. 요즘 부쩍 엄마에게 투정을 부리는 동생을 보면서 엄마 마음을 아프게 했던 지난날을 돌이켜봅니다.
지금은 엄마에게 감사합니다. 몸과 마음이 힘들 때도 누구에게 의지하지 않으시고 스스로 믿음과 희망을 갖고 살아가시는 우리 엄마. 이제 우리들의 기도로 엄마가 편안해지셨으면 해요.
선희 님 / gomin-n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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