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joungul.co.kr 에서
제공하는 좋은글 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
|
|  | 믿음의 신용불량자 |  | |
| 믿음의 신용불량자
두 해 전,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고 얼마 안 있어 그는 결혼하자는 말과 동시에 내게 월급통장과 카드를 모두 맡겼다. 그러나 나는 나를 믿고 맡긴 그의 카드를 내 맘대로 함부로 썼고 나도 모르는 사이 카드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있었다. 이미 내가 감당할 수 없게 되었는데도, 나는 진실을 이리저리 숨긴 채 거짓말만 일삼았다. 올해 초, 그와 가족들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되었고 결국 카드빚은 온 가족이 나서 갚아 주었다. 그리고 그는 내게 다시 기회를 주었다. 자기 신용으로 대출을 받아 내게 학원을 차려 준 것이다.
그런데 내 잘못으로 학원마저 적자를 내고 남에게 넘기고 말았다. 그는 내게 믿음을 잃어 가는 듯했지만, 그래도 끝까지 내게 ‘할 수 있다’며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내 이기심은 잠들 줄 몰랐고, 내기 진 카드빚을 고스란히 갚느라 고생하는 그에게 내가 힘든 것만 호소했다. 그러던 어느 날 언니 일기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어디 하소연할 때도 없고 진짜 속마음 같아서는 희영이가 죄지은 만큼 살다 나왔으면 좋겠다. 시간이 가도 어찌 그리 기가 차도록 철이 없는지. 아직 어리다는 건 알지만 참 어이가 없다. 가스나 하는 짓 보면 만정이 떨어져 도와주기 싫지만, 엄마 한숨 쉬는 게 싫어 또 내가 갚겠지. 이 악순환의 고리가 언제쯤 끊어질지. 자꾸만 일이 이렇게 된다면 차라리 내가 돈에 미련을 두지 않는 법을 터득해 가야 할 것 같다.”
일기를 읽고 난 그 자리에 주저앉아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가족이기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내게 한없이 기회를 주었던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 사랑이 당연한 듯 받으며 그들의 아픔은 헤아리지 못했다. 나는 그동안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믿음을 잃은 신용불량자였던 것이다. 앞으로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내게 준 마지막 기회라 여기며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아빠엄마 그리고 언니, 사랑하는 나의 연인을 위해 나는 버리고 다시 태어날게요. 사랑합니다.”
이희영 님 / 부산시 해운대구 중동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