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joungul.co.kr 에서
제공하는 좋은글 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
|
|  | 복권과 나 |  | |
| 복권과 나
우리 옆집 초등학교 2학년 꼬마애도 용돈 이천 원을 탈탈 털어 경험해 본 로또를 저는 아직 한 번도 안 해봤습니다. 거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로또 열풍에 온 국민이 한탕주의에 빠져 구름 위를 걷고 있다. 노동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이런 행각들에 나마저 동참할 순 없다.’ 뭐 이런 거창한 차원에서가 아닙니다. 저라고 하늘이 점지한다는 공돈 싫겠습니까마는 순전히 제 개인의 역사성으로 봐서는 언감생심이지요.
초등학교 6년 내내 일년 걸러 같은 곳으로 가도 김밥과 사이다가 있어 마냥 좋은 소풍! 소풍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보물찾기죠. 하지만 빠른 순발력으로 언제나 남들보다 한 발도 아닌 서너 발씩 앞질러 가며 찾아도 보물은 단 한 번도 내 차지가 된 적이 없었습니다. 중․고등학교 때도 행운의 여신은 저를 비껴 갔죠.
세월이 흐르고 흘러 바야흐로 인터넷 시대가 도래하면서 사이트에 가입만 하면 경품을 주었습니다. 이 경품에는 마음이 동해 어떤 사이트인지도 모르면서 마구 가입해 한때는 삼십 여 군데도 넘었던 적이 있었지요. 하지만 이것 역시 헛되었지요. 겨우 면도기 하나 건졌는데, 그나마도 온갖 지하철역에서 똑같은 면도기 수북이 쌓아 두고 팔더군요.
이러할진대 그 엄청난 금액이 걸려 있는 로또 당첨금이 내 차지가 될 수 있다라는 것은 마른하늘에 날벼락 맞는 것만큼 제게는 어려운 일이지요. 좌우지간 복권하면 떠오르는 단상은 개미허리에 탄띠요, 모기 발에 워카 같은 얘기라는 걸 말씀 드린다는 것이 사설이 길었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1+1=2’ 라는 수리개념에서 한 치도 벗어나 보지 못한 제 인생이 부끄럽지 않다고 말한다면 사람들은 바보라고 할까요?
김지영 님 / 서울시 종로구 수송동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