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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원짜리 두 개
5원짜리 두 개



지금 군복무 중인 내가 겨우 다섯 살 때의 일이니 20년이나 흘렀나 보다.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시고 우리 집 형편은 급작스럽게 어려워졌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부모님께서 일을 나가시고 혼자 남은 나에게 유일한 기쁨이 있었다면 어머니께서 아침에 출근하시기 전, 얌전하게 집에서 놀라며 손에 쥐어 주시던 10원 짜리 한두 개였다. 그것으로 나는 동네 친구들과 놀다 출출해지면 구멍 가게로 달려가 불량과자를 사 먹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께서 돈이 없으셨는지 5원짜리 두 개를 주고 가셨다. 5원이 두 개면 10원이니 나는 별 생각이 없이 받았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친구들과 어울려 놀다가 입이 심심해져 구멍가게로 갔다. 먹고 싶은 5원짜리 과자 두 개를 들고 구멍가게 할아버지에게 다가가 돈을 낸 순간, 생각지도 못한 할아버지의 호통 소리에 나는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요즘 세상에 오 원짜리를 어디에다가 쓰노! 썩 가지고 나가라!”


어린 마음에 어찌나 서러웠던지 나는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섧게 엉엉 울며 그 길로 어머니께서 일하시는 신발공장까지 찾아갔고, 그런 나를 본 어머니는 깜짝 놀라셔서 뛰쳐나오셨다. 어머니는 나를 달래신 뒤 옆 동료에게 50원을 꾸어 내게 쥐어 주셨다.

얼마나 가난했으면 10원짜리 하나가 없었을까. 그리고 나는 뭐가 그토록 서러웠던 걸까. 집에서 놀고 있을 줄 알았던 자식이 울면서 찾아온 것을 보고 어머니는 얼마나 놀라고 가슴이 아프셨을까…?


그때 그 시절이 있었기에 우리 가족은 그 어느 집보다도 화목하고 함께 울고 웃으면서 힘든 시기를 이겨낼 수 있게 된 것 같다. 지금도 어머니의 손을 잡고 그때 이야기를 하면 여전히 어머니 눈에는 이슬이 촉촉이 맺히곤 한다.



황재성 님 / 경남 김해시 대청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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