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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아온 지갑 |  | |
| 돌아온 지갑
작년 이맘때쯤입니다. 볼일이 있어 여동생에게 전화를 했는데 옷가게에서 옷을 보고 있다고 하더군요. 날도 추운데 어서 집에 돌아가라고 다그쳤더니 마음이 급했는지 동생은 손에 들고 있던 지갑을 놓고 나왔답니다.
지갑에는 돈뿐 아니라 동생과 가까운 사람들의 연락처를 비롯해 신분증, 각종 카드 등 돈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많이 들어 있었던 탓에 동생의 상심은 이만저만이 아니었지요. 너무나 속상한 나머지 오빠 전화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잃어버렸다며 동생은 저를 원망했습니다. 발을 동동 구르는 동생을 지켜보자니 정말 미안하기도 하고 저까지 속이 상하더라고요.
그런데 며칠 뒤 동생의 직장으로 누군가 동생의 이름을 대면서 거기 근무하는 직원이 맞는지 묻는 전화가 왔답니다. 동생을 바꿔 달라는 말은 하지 않고 확인만 하면 된다며 그냥 끊었다는 것입니다. 그 전화를 받은 직장 동료가 이야기를 해 주어서 처음에는 그냥 무심코 지나쳤는데, 또 한번 전화가 와서 동생의 근무지 주소를 확인했다고 합니다.
대체 누굴까, 궁금해 하며 지냈는데 1주일 뒤 보내는 사람의 주소가 적혀 있지 않은 소포가 배달되어 왔더랍니다. 열어 보니 동생이 잃어버렸던 지갑이 돈도 카드도 고스란히 들어 있었지요. 동생은 기뻐하며 “오빠, 착하게 살면 나처럼 복을 받는 거야” 하고 자랑하더군요.
순간 그 말이 어찌나 가슴에 와 닿던지 저도 제 지갑을 찾은 것 마냥 행복했습니다. 돌려주신 분을 찾아뵙고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었는데 주소가 없으니 어쩔 수 없더군요. 아직도 이 세상에는 착한 사람들이 많이 숨어 있구나 싶어 하루하루 가슴이 훈훈합니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그 분께 이 자리를 빌어 고맙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이석봉 님 / 충남 천안시 쌍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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