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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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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소하시는 어머니 |  | |
| 청소하시는 어머니
20여 년 전, 어머니께서 타시지도 못하는 자전거를 사 오시더니 집 근처 학교운동장에서 자전거 연습을 하셨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어머니는 날마다 자전거를 타고 일하러 나가십니다. 집에만 있는 게 답답하다고 하시지만, 나아지지 않는 형편 때문에 일을 쉴 수 없다는 걸 우리는 압니다. 예전엔 참 건강하셨는데, 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 요즘은 자주 아프세요. 어머니는 도서관 청소 일을 하시는데, 그마저 힘에 부치실까 봐 걱정입니다.
얼마 전 어머니가 일하시는 도서관에 가 보았습니다. 학교 다닐 때에도 두어 번 갔었지만 그땐 시설이 낙후되고 지저분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어머니의 깔끔한 성품이 곳곳에서 엿보이더군요. 쓰레기통에 봉투 하나 끼워진 것만 보아도 어머니의 손길이었고, 화장실에는 옛날에는 보이지 않던 화장지는 물론 비누, 수건, 치약까지…. 어머니의 따뜻한 마음씀씀이가 고스란히 남아 있었습니다.
제가 초등학생 때였지요. 어머니가 음료수를 한 통 사 들고 담임선생님을 뵈러 오신 적이 있었는데, 공장에 일하러 가시는 차림 그대로였습니다. 작업복 바지에 면장갑까지…. 하지만 저는 그런 어머니의 모습이 하나도 부끄럽지 않았습니다. 다른 어머니들처럼 시간을 내서 학교에 와 주신 게 고마울 따름이었지요. 한 번은 퇴근하고 돌아오시는 어머니와 함께 길을 가다가 마주 오는 아이들 수가 많아서 뒤쳐져 걸어간 적이 있는데 한참 뒤 아이들이 다 지나가고 난 뒤 어머니가 조용히 물으셨어요. 친구들 앞에서 엄마가 부끄럽냐고. 저는 아니라고 대답했지만 더 큰 목소리로 대답하지 못한 게 늘 후회스러웠습니다.
지금 전 직장을 그만두고 평소 꿈이었던 공부를 하고 있어요. 꼭 바라는 결과 이뤄서 청소하시는 우리 엄마 기쁘게 해 드리고 싶어요.
김선희 님 / 경북 안동시 용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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