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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자나무 꽃잎보다 얇은
탱자나무 꽃잎보다 얇은 나는 어제보다 얇아졌다 바람이 와서 자꾸만 살을 저며 간다 누구를 벨 수도 없는 칼날이 하루하루 자라고 있다 칼날을 베고 잠들던 날 탱자꽃 피어 있던 고향 집이 꿈에 보였다 내가 칼날을 키우는 동안 탱자나무는 가시들을 무성하게 키웠다 그러나 꽃도 함께 피워 탱자나무 울타리 아래가 환했다 꽃들을 지키려고 탱자는 가시를 가졌을까 지킬 것도 없이 얇아져 가는 나는 내 속의 칼날에 마음을 자꾸 베이는데 탱자 꽃잎에도 제 가시에 찔린 흔적이 있다 침을 발라 탱자 가시를 손에도 붙이고 코에도 붙이고 놀던 어린 시절 바람이 와서 탱자 가시를 가져 가고 살을 가져 가고 나는 어제보다 얇아졌다 나는 탱자 꽃잎보다도 얇아졌다 누구를 벨지도 모르는 칼날이 하루하루 자라고 있다 몸도 마음도 하루 한뼘씩 얇아진다 얇아져서 가벼워지는 건 좋지만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칼날이 자라나는게 두렵다 다만, 내 마음 하나만 베이는 무용한 칼날... 지는 꽃들에 눈물 흘린적 오래건만 왜 여전히 둥그레지지 못하고 얇아져만 가는가, 마음을 베이는 칼날을 세우고... 접자, 접자, 접자... 둥글게 둥글게.. 접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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