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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무엇으로 사는가 中 -
선생님의 두 모습


며칠 전 참깨, 참기름, 들기름, 콩, 햅쌀, 고사리 등 크고 작은 보따리가

10여 가지나 들어 있는 소포를 받았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 발령 받은 학교에서 만나게 된

아이가 보내 준 거였어요.

둥근 얼굴에 까만 피부, 하회탈 같은 미소를 가진 귀여운 아이.

하지만 어딘가 어두워 보이던 그 아이는 여섯 살 때 엄마를 여의고

생활능력이 없는 아빠와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책을 좋아하던 그 아이가 친구의 책을 말없이

꺼내 보다가 작은 다툼이 생겼나 봅니다.

달려갔더니 충혈된 눈빛으로 책을 껴안고 있던 그 아이가 저를 보고

“엄마~”하며 제 가슴에 안기는 겁니다.

순간 너무 놀랐지만 그 아이를 꼭 껴안아 주었습니다.

다음날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갔더니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부모님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자란 탓에

마음의 병이 생긴 것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아이를 병원에 입원시키고 돌아서는데 가슴이 콱 막히며

눈물이 나왔습니다.

얼마나 외로웠으면….

시간이 지나 그 아이가 퇴원을 해 학교로 돌아온 뒤 전 그 아이의 보호자

역할까지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슬슬 짜증이 나더군요.

부담스럽기도 했구요.

때마침 전 결혼을 하고 자연스럽게 학교를 떠나

그 아이와도 연락이 끊겼습니다.

아니 제가 끊었다고 해야 옳은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7년이 지난 지금 그 아이에게서 정성이 가득 담긴

그 소포를 받앗습니다.

물어물어 주소를 알아 이제서야 인사드린다며,

언젠가 이렇게라도 선생님께 감사 표현을 하고 싶었다구요.

못난 선생님을 아직도 그 아이는 세상에서 제일 천사 같은

선생님으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지금이라도 그 아이에게 진심 어린 용서를 구하고 다시

그 아이를 사랑으로 껴안아 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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