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글 나누기
joungul.co.kr 에서 제공하는 좋은글 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10원짜리 약
몇 해 전 가을 어느 날, 감기약을 지으러 약국에 갔습니다. 약사에게 증상을 말하고 약을 기다리는데, 네다섯 살쯤 되어 보이는 사내아이가 들어서더니 10원짜리 동전 하나를 내밀었습니다. 약사가 의아한 표정을 짓자 아이는 ˝엄마가 아픈데…, 머리가 아프고…˝ 하며 대답을 하는가 싶더니 느닷없이 ´으앙´ 하고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다섯 살 어린아이니 그럴 만도 하지요. 당황한 약사는 ˝어디가 어떻게 아프신지 알아야 하니까 다시 집에 가서 엄마에게 적어 달라고 하렴˝ 하며 아이를 달랬습니다. 아이는 그제야 눈물을 닦으며 조금은 안심한 듯한 표정으로 문을 나섰습니다. 잠시 뒤 약사 두 분이 조제실에서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 엄마가 아프니까 제 딴에는 약을 사 드리고 싶어 엄마 몰래 왔나 봐요.˝
˝ 그런 것 같네요. 그러니까 10원을 들고 왔죠. 아이 엄마가 알면 얼마나 행복해할까요?˝

문득 얼마 전 일이 생각났습니다. 하루는 휴대전화에 엄마의 음성메시지가 들어와 있었습니다.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기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음성을 확인했죠. ˝현아, 엄만데 머리가 좀 아파서 그러니 올 때 두통약 몇 알만 사 와.˝ 그날 저녁, 저는 엄마가 얼마나 아프신지는 여쭙지도 않고 겨우 그만한 일로 전화해 사람 놀라게 하느냐며 짜증을 부렸거든요. 아이를 생각하니 저는 숨고만 싶었습니다.
 
비즈폼
Copyright (c) 2000-2025 by bizforms.co.kr All rights reserved.
고객센터 1588-8443. 오전9:30~12:30, 오후13:30~17:30 전화상담예약 원격지원요청
전화전 클릭
클린사이트 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