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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은 신경 쇠약의 시절 |  | |
| 우리가 만나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면 어쩌나
자칫 일 년 허비할 거, 거기에 삼 년 더해지면 어쩌나
서로 첫눈에 알아보지 못하면 어쩌나
게다가, 설령 우리가 마주치더라도
저 멀리서 다가오는 너를 보게 되더라도
내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어쩌나
손에 든 우산과 가방 때문에
´오래오래 기다렸어! 나 여기 있어!´
손 흔들어 보이지 못하면 어쩌나
지금은 걱정하는 시간.
신경쇠약의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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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손에 검정 비닐봉투를 잔뜩 들고
장에 다녀오는 길이라든지
속옷가게에서 마주쳤다든지
볼펜도 없고 종이도 없는 바닷가, 모래사막
혹은 결코 시간을 지체할 수 없는
급박한 상황에서 너를 만나게 되면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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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그런 일 없게, 덜 부끄럽게
´네가 기다리던 사람 바로 나야!´
바로 손 내밀 수 있도록
내 이름과 전화번호
그리고 마음을 담은 메모를 적어
호주머니에 넣어두는,
지금은 신경쇠약의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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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나타나면 절대로 안 놓칠게
예전처럼 다시는 실수하지 않도록
마음 단단히 먹고
열심히 기다리는 시절,
씩씩한 버즈보다 더 늠름한 내가 되어
너를 기다리는 시절...
- paper 8월호 p112 이윤철의 ´그녀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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