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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밭에 둘러앉아
풀밭에 둘러앉아


풀밭에 둘러앉아 점심을 먹는다.
돗자리와 신문지 몇 장을 깔고
음식을 늘어놓았다. 한 여자가
야외용 가스버너로 고기를 굽는다.
서너 명의 남자와 여자들은
입이 터져라 상추쌈을 밀어 넣는다.
서너 살 된 아이들은 그 언저리에서
풀숲을 헤치며 무언가를 찾고 있다.
누군가 소리 없이 일어나 찍은 사진 한 장
낡은 앨범 속에 누워 있다가
방바닥에 떨어져 나뒹군다.
(아, 그래. 이런 시절이 있었군.)
멈춰진 시간에 묻혔던 사람들이
애매한 모습으로 고정되어 있다.
한때는 다정했던 사람들.
지금은 아득한 거리의 사람들.



- 박지영의《세월》(<귀갑문 유리컵>)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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