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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생각
할아버지 생각

나는 속으로도 겉으로도
할아버지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세 살 때 아버지를 여읜
나에 대한 할아버지의 자애는 각별했다.
나를 볼 때의 할아버지의 눈은
봉의 눈이 살짝 처지면서 그 안에서 뭔가가
자글자글 끓고 있다는 것을
어린 마음에도 느낄 수가 있었다.
아마도 그건 애간장이 녹도록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었을 테지만
나는 중대한 약점이라도 잡은 것처럼 여겼다.
아무리 고약한 짓을 해도
역성들어 주겠거니 믿었다.
할아버지를 믿고 일부러 말썽을 부리지는 않았지만
안 계실 때는 현저하게 풀이 죽었다.



- 박완서의《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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