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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과 불운
행운과 불운

행운과 불운



경찰에 쫓기던 범인이 강가에 이르러 막 떠나려는 나룻배

탔다.
뒤쫓던 경찰이 강가에 도착해 멈추라고 소리쳤으나
이 나룻배의 사공은 귀머거리여서 이를 듣지 못하고 계속
노를 저어갔다.
범인은 귀머거리가 젓는 배를 탄 것이 참으로 행운이라고
좋아했다.
배가 강을 거의 다 건너갔을 무렵,
맞은편 강가를 보니 거기에도 이미 경찰이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범인은 사공을 붙잡고, 자기가 죽게 되었으니 빨리 뱃머리
를 돌려
강 상류로 올라가자고 소리쳤으나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
범인은 귀머거리가 젓는 배를 탄 것이 참으로 불운이라고
가슴을 쳤다.

- 황헌식의 《생각나무에 열린 우화》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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