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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春華秋實(춘화추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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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春華秋實(춘화추실)
[字解]
春(봄 춘)
華(꽃 화)
秋(가을 추)
實(열매 실)
[意義]
봄의 꽃과 가을의 열매라는 뜻으로, 화려(華麗)함과 소박(素朴)함 또는 외적인 아름다움과 내적인 충실을 비유한 말이다.
[出典]
북제(北齊) 안지추(顔之推)의 안씨가훈(顔氏家訓) 면학(勉學)편.
[解義]
면학편에는, 바람직한 학문관(學問觀)에 대한 안지추의 간결하고도 정확한 견해가 실려있다.
˝옛날의 공부하는 사람은 자신 때문에 공부를 하였으므로, 자신의 부족한 점을 메울 수 있었지만, 지금의 공부하는 사람은 남 때문에 공부를 하므로, 다만 그것을 자랑할 수 있을 뿐이다. 옛날의 공부하는 사람들이 남을 위해 학문을 한다고 하는 것은, 바른 도리를 실천함으로써 세상 사람들을 이롭게 한다는 것을 뜻하지만, 지금의 공부하는 사람이 자신을 위하여 학문을 한다고 하는 것은 자신의 몸을 닦아 출세한다는 것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학문은 나무를 가꾸는 것과 같아서, 봄에는 그 꽃을 즐기고, 가을에는 그 열매를 거둔다. 문장을 따지고 짓는 것은 봄의 꽃을 보는 것과 같고, 몸을 닦고 행실에 이로움을 주는 것은 가을에 열매를 수확하는 것과 같다[夫學者, 猶種樹也, 春玩其華, 秋登其實. 講論文章, 春華也, 修身利行, 秋實也].˝
*顔(얼굴 안) 訓(가르칠 훈) 勉(힘쓸 면) 猶(같을 유) 種(씨 종) 樹(나무 수) 玩(희롱할 완) 華(꽃 화) 登(오를 등) 實(열매 실) 修(닦을 수)
[參考]
《안씨가훈》은 북제(北齊: 550-577) 안지추(顔之推: 531-590)가 전통적인 유가(儒家) 교육 방법으로써 자녀들에게 수신(修身), 치가(治家), 처세(處世), 치학(治學) 등을 가르치고자 자신의 경험과 철학을 기록한 가훈서이다. 안지추는 자가 개(介)이고 임기(臨沂; 지금의 산동성 내) 사람이다. 양(梁)나라에서는 좌상시(左常侍)를 지냈고, 북제에서 황문시랑, 태원태수 등을 지냈으며, 북주(北周)에서는 어사상사(御史上士)를 지냈다. 수(隋)나라 건국 후에,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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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대로 거두리라
춘화추실이란 말이 있다. 봄에 꽃이 피고 가을에 열매를 맺는다는 것은 극히 당연한 말 같이 생각되나 나는 이 말을 꽃이 떨어져야만 열매를 맺을 수 있고, 겨울부터 여름까지 피땀을 흘려 잘 가꾸지 않고서는 많이 거둘 수 없다는 뜻으로 생각하고 싶다. 따라서 꽃을 보면 열매를 연상하게 되니 봄바람에 미련스럽게 놀아나지 말고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무언의 교훈을 받게 된다.
우리는 해가 바뀔 때마다 새해, 새 아침에 새 계획, 새 결심을 하게 되는데 이 나만의 약속, 또는 너와 나의 약속이 어느 정도 지켜지느냐가 항상 문제다. 세월은 살 같이 빨라 나도 모르는 사이에 겨울이 닥쳐 왔을 때 과연 한해 동안 한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면 ´이 해에도 나는 공약(公約) 아닌 공약(空約)을 했구나´하는 자책을 느끼게 된다. 성경에 ´악하고 게으른 종´이란 말이 나오는데 이보다 ´착하고 부지런한 종´이 되어야겠다. 그래야만 공약(空約)을 면할 수 있으리라. 나는 흔히 중대한 일을 벌이기 전에 미리 공약(公約)을 하는 버릇이 있다. 가령 작곡발표회의 경우 날짜와 장소를 미리 정해 놓고 그 때부터 쓰기 시작한다. 이렇게 하면 공약(空約)으로 그쳐 버릴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해놓고야 말게 된다.
누가복음 13장 6절~9절을 보면 대략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다.
´이 한해만 더 참으소서 만약에 내년 가을에도 열매를 맺지 못하면 그 때에는 처분대로 하옵소서---.´
우리가 아무리 굳은 결심을 하고 열심히 일을 해 나간다고 하더라도 계획 대로 순조롭게 되는 일이란 많지 않기 때문에 새해, 새 아침마다 이와 같은 간절한 호소를 하게 된다. 따져 보면 인생이란 하루살이와도 같은 것이니 하루하루를 좀 더 뜻있게, 보람 있게 살아야겠다.
청경우독이란 말이 있듯이 비오는 날에는 책을 열심히 읽자. 가령 농부라면 농사에 관한 새로운 지식을 넓혀 과학적인 머리를 가지고 일을 할 때 보다 많은 수확을 거둘 수 있을 것이 아닌가---.
또 여가선용이란 말이 있듯이 틈을 내어 자기의 취미를 충분히 살리는 것도 좋으리라. 고상한 음악을 듣는다거나, 그림을 그린다거나 한다면 결코 인생은 고해라고만 생각되어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흔히 오락(娛樂)과 오락(誤樂)을 혼동하기가 쉽다. 그러나 이 말은 같거나 비슷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깨달아야겠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우리는 민족 시인 윤동주님의 <서시>를 음미하면서 착하고 부지런한 종이되어 ´이 한해만 더 참으소서´를 연중행사처럼 되풀이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푸른 꿈을 가지고 키워 나가야겠다. 나의 갈 길이 무엇인가? 나의 사명이 무엇인가를 다시 발견하고 앞을 내다보며 살자. 내년의 설계를 지금부터 미리 해두고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행복하게 살아가야겠다.
글:나운영: 월간 [농원] 1976.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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