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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나는 날마다 자유를 삽니다
나는 날마다 자유를 삽니다.
시외 버스 정류장 자동판매기에서
아침저녁으로
천구백원 짜리 자유를 삽니다.

집과 직장 사이에 놓인
나만의 자리에서 내가 됩니다.

어머니도 아내도 아이들도 없습니다.
그 높으신 직장 어른들도 없습니다.
나마저 슬그머니 사라집니다.

차창 밖 풍경 속에는
하늘이 있습니다.
들판이 있습니다.

버스는 어느 사이 우주선이 되어
말 많은 지구를 떠나갑니다.

머리 속에 갇힌 생각들이 새가 되어
아무 곳에나 제 맘대로 여행을 하다가
세상 밖의 이야기들을 물고 와
내 가슴에 대고 속삭입니다.

어느 때는 그 이야기들이
한 편의 시가 되어
나를 소리 없이 울게 합니다.

우주선이 버스가 되어
지구에 돌아올 때까지
나는 주인 없는 자유를 누립니다.

나는 날마다 자유를 삽니다.
시외버스 정류장 자동판매기에서
천구백원 짜리 행복을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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