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과 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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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과 필연

안개 바다에
붉은 자욱이 돋아난다

우연은
석류빛 파열음을 일으킨다

메아리는 엉뚱한 울타리를 치고
선지피로 뜨거운 획을 긋는다

필연이란 코스를 거쳐 허탕친 기다림은
시간을 마시고 나를 토한다

우연은 헐겁고
필연은 버겁고
나는 무지 무겁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 무엇 하나 알려고 하지않는 사람조차
머물지않았다

나는 열심히 짜깁기하고
담금질했다

솜씨가 감쪽같이 나를 웃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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