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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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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떤 사내 |  | |
| 늦은 밤,
찬 마룻바닥에 홀로 앉아
한 사내가 담배를 입에 물고 하늘을 올려다본다.
˝이 밤은 왜 이리도 길지˝
한숨 반, 담배연기 반이 뒤섞인 채 연신 품어 내다
담벼락으로 시선을 돌린다.
˝아! 저 담쟁이마저도 사랑을 찾아 하늘로 올라가는데...˝
사내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담배를 툭 마당으로 던져 발로 비벼 끄더니 부엌으로 간다.
˝이놈의 뱃속은 거지라도 들어 앉아있나 아무리 먹어도 허기진 거야˝
물주전자에 물을 넣고 가스렌즈에 올리고
컵라면 겉 비닐을 뜯어내고 종이 뚜껑을 열어
안에 들어있는 분말수프를 탁탁 털어 넣고는
물주전자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5분 뒤
끓은 물을 컵라면에 붓고는
.
.
.
허기진 뱃속을 채우려는지,
외로움을 채우려는지
사내는 허겁지겁 컵라면을 후루룩후루룩 먹는다.
뱃속이야 채웠지만,
외로움은 채우지 못했는지
이 사내는 방바닥에 누워 천장만을 뚫어져라 쳐다보는데...
새벽닭은 그렇게 울었다.
꼬끼오----
이 사내는
그렇게 또 밤을 새우고 말았다.
˝아이고 내 신세야˝
담배에 또다시 불은 붙여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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