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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강에서.4
어머니
샛강에는 항상 아버지의 꿈이
구비구비 뱀처럼 꿈틀거리고 있었지요
뭍으로 오를 수도 없고
바다 건너 평화의 섬에 이를 수도 없는
저 아리한 별나라에서 찾아온
소년의 수줍어 말못할 벙어리의 꿈
천둥 번개 몰아쳐 청개구리의 노래마져 훔치고
샛강을 삼키어 강으로 강으로 데불어 갈 때
아버지는 질긴 관절염의 다리 끌며
삽에 의지하여 논둑길 올라
굶주린 나락 포기에 젖줄 대려 삽질 하는데
억센 허씨의 다리 아버지의 정갱이를 걷어차
아버지의 냉가슴 파르르 샛강에 넘어질 때도
샛강은 아래로 아래로만 흐르며
줄기 줄기 수갈래 물줄기만 이루어 내렸습니다
샛강은 말없이 바라보고만 있었습니다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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