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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눈.1
잠든 만큼 일어설 수 있을까 나는
누운 만큼 두 손 벌려 하늘 볼 수 있을까
쓰러져 넘어진 만큼 솟구칠 수 있다면
흑해 한 가운데 무명의 물줄기로 누워도 좋으리
홍해를 가르던 파도 벽으로 서며
절벽이 생명을 건지는 노래 부르던 밤
나는 새끼양의 시린 눈이 되어
성난 칼날 들이미는 절벽의 파도를 벗삼아
비릿내 나는 바다를 걸어야 했다
잠든 파도 향해 죽음을 애찬하는 자는
끓어 오르는 바다 속 아리한 노래를
들어보지 못한 까닭이다
폭풍 전야 침묵으로 다가오는
태풍의 눈을 바라보지 못한 까닭이다
언제쯤 나는 잠든 만큼 일어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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