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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우리글 - 짐승이름
< 최종규의 우리말 우리글 - 짐승이름 >


낱말책에서는 `잉꼬´라는 새를 흔히 “앵무새과에 들어가는 새”라고 이야기합니다. 노란 빛이 도는 잉꼬는 우리들에게도 퍽 사랑받는 새지요. 하지만 잉꼬가 우리나라 새가 아님을 아는 이는 드물어요. 나아가 잉꼬가 일본새임을 아는 사람은 더 드물지요.
요새 아이들은 `펠리컨´이라는 새를 다 압니다. `타조´란 새도 잘 알지요. 어른들은 시조에서 `백로´를 찾기도 합니다. 그리고 횟집에서 `광어´를 즐겨 먹어요. 아이들은 동물원에서 `하마´를 보고 신기하다 하고 텔레비전에 나오는 `코브라´를 보며 무섭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주욱 든 짐승들을 가리키는 이름은 모두 우리 이름이 아니랍니다. 이 짐승들에게도 우리 이름이 있는데 이제는 다들 잊어버렸거나 잊혀져 가고 있어요.



사랑새(잉꼬), 사다새(펠리컨), 말새(타조), 해오라기(백로), 물뚱뚱이(하마), 안경뱀(코브라), 넙치(광어)



<캥거루는 왜 주머니를 가지고 있을까요>(다섯수레)라는 책을 보면 `사다새´가 나옵니다. `펠리컨´이란 새는 없고 `사다새´만이 나오지요. 1960년대까지 나온 <원색생물도보> 같은 중고등학생이 보는 생물 참고서에는 `말새´가 나오고 `안경뱀´이 나오지요. 북녘에서는 `물뚱뚱이´라고만 씁니다. 우리에게는 `해오라기´란 이름이 있는데도 굳이 한자로 `白鷺(백로)´를 쓰고 `넙치´란 말이 있어도 애써 한자로 `廣魚(광어)´라 적습니다.



금슬이 좋기로는 `원앙이´를 들지만 이름부터 `사랑´이 들어가는 `사랑새´만큼 사랑스러운 새는 없지요. 말처럼 잘 달리는 `말새´요 물에 사는 뚱뚱한 짐승이니 `물뚱뚱이´입니다. 넙적하게 생겨 `넙치´이고 안경을 쓴 듯하다고 해 `안경뱀´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짐승이름을 가르쳐 주면 좋을까요. 우리 어른부터 우리가 가까이 보는 짐승들에게 자기 이름을 되찾아 줘야겠습니다.


출처: 한겨레. 최종규/출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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