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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카스이야기
제목 : 최열의 『이런 거 사지 맙시다』- 박카스


정다운 시간을 보내던 젊은 남녀가 시계를 보더니 갑자기 온 힘을 다해 어디론
가 뛰어간다. 마침내 그들이 도착한 곳은 여자의 집앞. 친구를 들여보내고 “지
킬 것은 지켜야지”하던 여자친구 아버지의 말을 떠올리며 계단에 풀썩 앉아 드
링크를 마신다. 그는 이내 뛰면서 참았던 갈증과 피로가 한꺼번에 풀리는 듯 편
안해진다.

최근에 나온 박카스 TV광고의 장면이다.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거나 피로할 때, 특별한 이유없이 습관적으로 찾는 드링
크 음료. 이런 약물복용 습관에 힘입어 동아제약의 박카스는 지난 63년 이후 지
금까지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의약품이 되었다.

의약품 또는 식품으로 허가를 받아 판매되는 드링크제는 일단 복용하면 커다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소비자를 유혹한다. 그러나 기대만큼 약효가 따라주는 것
은 아니다. 박카스 라벨에 붙은 성분표시를 보면 피로를 풀어준다는 타우린이
1,000mg, 보존료인 안식향산나트륨 700mg 그리고 카페인 30mg 등이 적혀 있다.
드링크에 들어 있는 성분을 한번 꼼꼼히 본 사람은 알겠지만, 사실 몇 가지 별
약효도 없는 성분들로 가득 차 있다. 그런데도 이것 한 병이면 마치 피로도 회
복되고 자양강장도 된다고 광고하고 또 믿고 있는 것이다.

일본 후생성은 자양강장도, 스태미나활력 등의 표현도 금지시키고 있다. 실은
그런 효과가 있지 않다는 얘기다. 일본대학의 타무라 박사가 흰쥐를 이용한 실
험에서 효과가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3백원밖에 안하는 박카스를 매일매일 마
시며 피로를 푼다는 사람들이 있다. 피로회복이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첨가된
카페인의 각성작용 때문. 보통 인스턴트 커피 한잔에는 60mg의 카페인이 들어있
는데 일반 드링크에는 30mg 정도이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고 할 지 모른다.
그러나 드링크류에 들어 있는 것은 천연카페인이 아닌 합성카페인인데다 일상생
활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드링크를 상습적으로 복용하게 되면 카페인 섭취가 과
다해질 수 있다. 또한 안식향산나트륨도 허용된 보존료이긴 하나 매일 습관적으
로 복용하면 문제가 없다고 할순 없다.

박카스는 드링크류 오남용 방지규정에 따라 지난 76년부터 93년까지 17년동안
방송이 금지됐었다. 그런데도 워낙 인지도가 높아 매년 매출이 늘어 98년에는 6
억병(매출액 1500억원)을 판매하는 등 장수제품으로 자리를 잡은 지 오래다.

93년 `정비공’편을 시작으로 `버스종점’ `교통경찰’ `환경미화원’등 우리사
회에서 묵묵히 땀흘리는 사람들을 비추며 그들의 피로를 풀어주는 드링크라고
광고해왔지만 그것은 광고 속에서일 뿐이다.


최 열(환경연합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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