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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들
미국의 신경생물학자.

뇌에서 기억 작용이 일어날 때 뇌의 신경세포들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인간의 기억과 학습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밝혀낸 공로로 캔들은 폴 그린가드, 아비드 칼슨과 노벨 생리학·의학상(2000)을 공동 수상했다.

에릭 캔들은 1929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나 가족을 따라 나치 지배하의 조국을 등지고 1939년 미국으로 이주했다. 하버드대학교에서 역사와 문학을 공부한 그는 궁색한 가정형편 속에서도 학업을 계속해 1956년 뉴욕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국립정신보건연구소에서 포유동물의 뇌 신경생리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1965년부터 모교인 뉴욕대학교 의과대학의 생리학·정신의학 부교수로 일하다 1974년 컬럼비아대학교로 자리를 옮겼다. 1975년 그는 대학 당국과 함께 인간 행동의 생물학적 기반에 대한 통합적 연구를 수행할 신경생물학·행동센터를 설립해 그 책임을 맡았다. 해부학과·세포신경학과·병리학과·약리학과·생리학과·세포생물물리학과·정신의학과에서 임명된 이 센터의 연구진은 인간의 행동·지각·학습 작용의 세포적·분자적 기반을 이해하기 위한 학제간 연구를 수행했다.

캔들과 그의 연구진들은 인간의 기억 작용의 원리를 밝히기 위해 바다 민달팽이류에 속하는 아플리시아(Aplysia)를 연구했다. 처음에 포유동물을 연구하다 포유동물을 대상으로 기억·학습 작용과 같은 복잡한 과정을 이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님을 깨달은 그였으므로 신경세포가 크고 수도 적은 아플리시아를 실험 모델로 선택한 것이었다. 아플리시아는 척추동물에 비해 신경구조와 행동이 일어나는 경로가 단순하므로, 특정한 화학적 신호에 대한 반응으로 먼저 신경세포에 변화가 일어나고 이어 행동의 변화가 일어나는 신경계의 기본적 경로를 파악하기에 적당했다. 그의 실험은 기억·학습 작용의 기본적인 과정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정신질환 치료제들의 세포내 작용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연구였다.

캔들은 아플리시아의 꼬리에 전기적 충격을 가하고 그 반응을 관찰했다. 아플리시아는 외부로부터의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했고 아주 미세한 자극에도 호흡관과 아가미를 몇 분 동안 계속 수축시키며 과민반응을 보였다. 전기적 충격을 몇 번 반복하면 아플리시아의 과민반응 상태는 며칠 동안이나 지속되었다. 이러한 실험 기법으로 캔들은 몇몇 기억의 분자들을 추적할 수 있었다. 1970년대 중반 그의 연구진은 아플리시아의 기억작용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신경세포에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냈다. 세로토닌은 세포내부에서 화학적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사이클릭 AMP의 생산을 촉진시킨다. 사이클릭 AMP는 키나아제 A 단백질을 활성화시키고 활성화된 키나아제 A 단백질은 다른 단백질들의 성질을 변화시킨다. 이러한 연쇄 반응으로 신경세포들 사이의 전기적 연결이 강화된다. 그는 아플리시아가 이러한 연쇄반응 과정을 거쳐 전기적 자극에 과민반응을 나타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1990년 그와 연구진은 아플리시아의 신경계에서 과민반응이 일어나는 원리가 단기 기억과 장기 기억이 일어나는 원리와 비슷하다는 것을 알아냈다. 실험 영역을 보다 복잡한 신경계를 가진 파리·쥐 등의 동물로 넓혀간 결과 아플리시아 실험에서 밝혀낸 학습·기억작용의 원리가 포유동물의 경우에도 적용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는 이러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인간의 기억작용을 촉진시킬 수 있는 새로운 약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다. 1998년말 쥐에게 로리프램(rolipram)이라는 물질을 투여한 결과 이 물질이 쥐의 신경세포에서 기억작용을 촉진시킨다는 결론을 얻은 그는 이를 토대로 인간의 기억능력을 촉진시킬 신약의 개발을 진행 중이다.

그의 연구는 학습·기억 작용이 일어날 때 신경세포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세포적·분자적 측면에서 분석해냄으로써 치매·기억상실 등의 질환을 규명하고 치료할 수 있는 신약 개발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또한 그의 연구는 과학적인 분석이 어려운 것으로 여겨져 온 ´기억´ 작용의 원리를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단초가 되었고, 사람의 단기 기억과 장기 기억이 일어나는 분자적 메커니즘의 차이를 해명했다. 그러나 복잡한 인간 뇌의 기능과 원리를 밝혀내려는 노력은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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