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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S. 나이폴 |  | |
| 트리니다드 출생의 인도계 영국 작가.
스웨덴 아카데미는 2001년 10월 11일 V. S. 나이폴을 2001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하면서, ˝엄정하고 면밀한 시각에 통찰력 있는 내러티브를 결합해 작품으로 빚어냄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억압된 역사가 현존함을 외면할 수 없게 한다˝는 점을 선정 사유로 들었다. 또 나이폴에 대해서는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목소리로, 언제나 자기 안에서만 진정으로 평안함을 느끼면서, ´문학의 배로 세계를 두루 항해하는 자´(literary circumnavigator)이며, 그가 탁월한 이야기꾼일 수 있는 까닭은 다른 사람들이 잊어버린 ´정복당한 사람들의 역사´를 그는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평했다.
나이폴은 제3세계의 역사를 배경으로 억눌린 민중의 개인적·집단적 소외를 염세주의 시각에서 그려내면서 인종 문제를 다룬 독창적 작품으로 최근 10여 년 간 노벨 문학상 후보로 곧잘 거명되어온 인물로, ´서구에 정착해 살면서도 제3세계 사람의 감수성을 잃지 않은 작가´라는 호평을 들어왔다. 그러나 나이폴의 작품이 영문학의 영향권에 속하면서 동시에 복합문화의 요소를 두루 포괄하고 있는 까닭에, 스웨덴 아카데미로서는 백인 독주의 세계 체제를 호도하고 제3세계에 생색을 내면서 노벨 문학상의 구색을 맞추기에 그가 수상자로서 무난한 선택이었을 것이라는 공론도 없지 않았다.
서구 식민주의와 문화제국주의를 철저히 비판하는 일각에서는 서구의 문화·문학의 전통을 지향하며 서구의 인정을 받고 싶어하는 해바라기성 작가라고 그를 폄하하기도 한다. 이를테면 〈오리엔탈리즘 Orientalism〉(1978)의 저자인 저명한 문화평론가 에드워드 사이드는 나이폴이 자신의 본향인 제3세계를 절망 일변도의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부정적 이미지를 조장한다며 그를 ´정신적 자살을 행하는 지적 파탄자´라고 혹평했다.
나이폴은 1932년, 당시 영국 통치하에 있던 트리니다드 섬의 포트오브스페인 부근 차과나스에서 태어났다. 역시 영국의 식민지이던 인도 북부에서 계약노동자 신분으로 이주해온 힌두 인도인 집안의 후예로, 그의 할아버지는 사탕수수 농장 일꾼이었고, 아버지는 저널리스트 겸 작가였다. 나이폴은 1950년 영국 옥스퍼드대학교로 유학하여, 1953년 영문학 문학사 학위를 받은 뒤 영국에 정착했다.
그는 영국 정착 이후 오랜 기간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작품 활동을 전개했다. 초기 작품 〈수수께끼의 안마사 The Mystic Masseur〉(1957)·〈엘비라의 참정권 The Suffrage of Elvira〉(1958)·〈미겔 스트리트 Miguel Street〉(1959) 등은 카리브 해 연안의 삶을 냉소적이고 풍자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역시 카리브 해의 트리니다드를 무대로 한 4번째 소설 〈비스와스 씨를 위한 집 A House for Mr. Biswas〉(1961)은 앞 작품들보다 훨씬 중요한 작품으로서, 이를 통해서 그는 주목받는 작가가 되었다. 이 소설은 주인공이 자신의 집을 소유한다는 상징적 행위를 통해 개인의 주체성 및 독립성을 애써 지키려는 모습을 그린다. 그 뒤에 발표한 소설들은 배경이 다른 나라로 바뀌긴 했으나, 민족 고유의 유산과 서구 식민지의 유산을 통합하고자 애쓰는 신생 독립국가에서 개인적·집단적으로 겪게 되는 소외를 탐구한 점에서 앞선 작품들과 맥을 같이한다. 〈자유국가에서 In a Free State〉(1971)에 실린 3편의 이야기는 다양한 나라들을 무대로 하고 있으며, 〈게릴라 Guerillas〉(1975)에서는 카리브 해의 한 섬에서 일어난 성공하지 못한 봉기를 절망적인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강이 굽어지는 곳 A Bend in the River〉(1979, 1997년 국내에서 〈거인의 도시〉라는 제목으로 번역·출간됨)은 중앙 아프리카의 한 신생 독립국가의 불투명한 장래를 비관적으로 바라본 작품이다.
노벨 문학상을 주관하는 스웨덴 아카데미에 의해 그의 대표작으로 선정된 〈도착의 수수께끼 The Enigma of Arrival〉(1987)는 전인미답의 밀림 속 어느 부족을 연구하는 인류학자 같은 시각으로 영국의 현실을 투시한 작품으로, 일반 독자보다는 연구자들에게 알맞을 만큼 난해하다. 여기서 작가는 서구 제국주의 시대의 지배문화가 몰락해 가는 과정을 그려낸다.
논픽션 작품으로는 3권의 인도 연구서 〈어둠의 영역 An Area of Darkness〉(1965)·〈인도：상처받은 문명 India：A Wounded Civilization〉(1977)·〈인도 : 백만의 반란 India : A Million Mutinies Now〉(1990)을 비롯해 〈서인도제도의 다섯 사회 The Five Societies─British, French, and Dutch─in the West Indies〉(1963)·〈신도들 속에서：이슬람교 순례 여행 Among the Believers：An Islamic Journey〉(1981) 등이 있다.
나이폴은 노벨 문학상에 앞서 부커 상(1971)과 T. S. 엘리엇 상(1986) 등 권위 있는 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세인트앤드루스대학교·컬럼비아대학교·케임브리지대학교·런던대학교·옥스퍼드대학교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고, 1989년 기사 작위를 받았다.
by http://preview.britannica.co.kr/spotlights/nobe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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