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joungul.co.kr 에서
제공하는 좋은글 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
|
|  | 아흐메드 H. 즈웨일 |  | |
| 1999년도 노벨 화학상은 화학결합이 끊어지고 새로운 결합이 생성될 때 일어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느린 동작´(slow motion)으로 화학반응을 연구하는 기술을 개발한 아흐메드 즈웨일(Ahmed H. Zewali)에게 돌아갔다. 이 발견은 펨토화학(femtochemistry)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탄생시켰는데, 펨토화학은 초고속 레이저 섬광을 사용해 화학반응의 가장 깊숙한 내부 비밀을 조사하는 분야이다. 레이저 섬광은 화학반응이 일어나는 것과 거의 같은 시간 차원, 즉 펨토초(femtosecond) 수준에서 번쩍이는데, 1펨토초는 10-15초이다.그래서 이 분야의 물리화학을 펨토화학이라 부른다.
스웨덴의 왕립과학아카데미는 ˝즈웨일 교수의 업적은 중요한 반응들을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게 해주어 화학과 인접 과학분야에 혁명을 가져왔다. 펨토화학은 화학반응에 대한 우리의 견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고 그의 수상 이유를 밝혔다. 노벨상위원회는 펨토화학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1가지 목적은 화학반응의 결과를 제어하는 더 나은 방법을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업적 · 상업적 제품을 만들어내는 많은 화학반응들에서 불필요한 부산물까지 함께 생성되는데, 이것은 생산원가를 높이는 원인이 된다. 이러한 부산물로부터 필요한 물질을 얻기 위해서는 별도의 분리과정을 거쳐야 한다. 펨토화학에서 얻은 지식은 결국 화학반응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해 특정 화학결합을 끊거나 끊어지지 않게 함으로써 정확하게 원하는 산물을 얻게 해줄 것이다.
캘리포니아공과대학의 ´라이너스 폴링(노벨 화학상과 노벨 평화상을 받은 미국의 화학자) 물리화학´ 교수이자 물리학 교수인 즈웨일은 1946년 2월 26일 이집트 다만후르에서 태어났다. 그는 알렉산드리아대학교에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받은 뒤,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즈웨일은 미국과 이집트의 2중 시민권을 갖고 있으며, 1976년에 캘리포니아공과대학 교수진에 합류했다.
화학반응은 물질에 일어나는 변화의 원인이다. 화학반응은 분자들이 충돌해 분자 속의 원자들을 붙들고 있는 결합 중 일부가 끊어질 때 일어난다. 원래의 물질 속에 들어 있는 원자들 또는 원자단들이 재배열되고, 새로운 결합들이 생겨남으로써 새로운 물질이 만들어진다.
반응 속도는 일반적으로 온도가 높아질수록 빨라진다. 온도가 높아지면 분자들에게 에너지가 전달되어 분자들이 더 빨리 움직이게 된다. 분자들이 보통 온도에서 충돌할 때에는 그냥 튕겨나가기만 할 뿐 아무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고온에서는 충돌이 아주 격렬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분자들이 서로 반응해 새로운 분자가 만들어진다. 과학자들은 분자들이 반응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에너지 장벽을 뛰어넘도록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오랫동안 믿어왔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그 장벽을 넘어 이동하는 분자의 운동이나 장벽의 꼭대기(전이상태라고 부르는 조건)에서 분자가 취하는 형태, 또는 최초의 반응물에서 최종 생성물로 반응이 진행되는 아주 짧은 중간단계에서 생성되는 중간 생성물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것이 없었다. 많은 과학자들은 전이상태와 중간 생성물은 대개 10~100fs(펨토초)라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만 지속되기 때문에 화학반응이 일어나는 중간 과정의 그러한 사건들을 연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에 즈웨일은 그러한 연구를 수행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펨토초분광학(femtosecond spectroscopy)이라는 방법을 제공했다. 그 방법은 화학반응에서 일어나는 사건들과 같은 시간 차원인 수십 펨토초 동안만 지속되는 섬광을 만들어내는 새로운 레이저 기술을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 즈웨일과 그의 동료들은 이 기술을 사용해 특수 사진기를 만들었는데, 노벨상위원회는 이것을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축구나 다른 스포츠 경기의 동작을 ´정지시키는´ 슬로모션 사진기에 비교했다.
펨토초분광학에서는 연구 대상인 분자들을 진공상자 속에서 혼합한다. 그러면 초고속 레이저가 2가닥의 펄스로 발사된다. 펌프펄스(pump pulse)라고 부르는 첫번째 펄스는 분자들에게 전이상태에 이르는 에너지 장벽을 올라가게 하는 에너지를 제공한다. 탐사펄스(probe pulse)라고 부르는 좀더 약한 2번째 펄스는 원래의 분자들 또는 변형된 형태의 분자들을 포착하는 데 필요한 파장에 맞추어져 있다. 펌프펄스는 반응을 시작시키고, 탐사펄스는 반응의 진행과정을 조사한다. 분자들로부터 특징적인 스펙트럼, 즉 빛의 형태를 분석함으로써 과학자들은 중간 생성물뿐만 아니라 전이상태에 있는 분자들의 구조를 결정할 수 있다. 노벨상위원회는 ˝펨토초분광학의 도움으로 우리는 처음으로 반응의 장벽을 건널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느린 동작으로´ 관찰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발표하고, ˝전세계의 과학자들은 펨토초분광학을 사용해 기체, 유체, 고체의 표면 또는 중합체에서 일어나는 과정들을 연구하고 있다. 이 기술의 응용분야는 촉매의 작용을 이용하는 방법과 분자의 전기적 성분들을 설계하는 방법에서부터 생명 과정의 가장 미묘한 메커니즘과 미래의 의약품을 만드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고 설명했다.
Michael Woods 글 | 이충호 옮김
by http://preview.britannica.co.kr/spotlights/nobel/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