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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 사랑했네
그 여자 사랑했네

커다란 목련나무 뒤에서
솔바람에 흔들리며
아무 일 없는 듯 서있는 여자
나 그 여자를 사랑했네

흰눈에 감탄하고
푸른 산과 들 나무에 감탄하고
밤이면 음악처럼 울어대는
풀벌레 소리에 감탄하고
작은것에 감사할 줄 아는 여자

길거리 자판마다
기웃거리며 싸구려 찾는 여자
목련 잎처럼
마음이 넓은 체하며
조그만 일에 성내는 여자
나 그런 여자 사랑했네

봄이면 흰 꽃처럼
우아한 체 하고
썩은 과일 까지 발라먹고 나서
내 신발 하나 사러 백화점에 가는
멍청한 여자

여름이면 파란 잎새처럼
멋을 아는 여자
가을이면 마음이 풍요롭다며
한가위 보름달을 아는 체 하는 여자
나 그런 여자 사랑하네

마음이 쬐그만 여자.
여자일수 밖에 없는 여자
내 마음을 읽는 여자
그러면서도
반짝이는 별처럼
아름다운 여자

날 위해
항상 기도하는 여자
나 그런 여자
사랑 하네
여자 아님 아무 것도 아닌
촌닭 같은 여자
지금도 사랑하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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