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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미치지 않았다
그녀는 온 몸을 거칠게 흔들어대면서 마을 어귀를 늘 떠돌아 다녔다
아무도 그녀를 눈 여겨 보지않았다
그녀는 입 속 말을 중얼거리며 골목을 늘 헤메며 다녔다
아무도 그녀를 들어주지않았다
그녀는 눈빛을 번뜩이며 이집 저집 늘 기웃거리며 다녔다
아무도 그녀를 아는 척 하지않았다
하루는 내가 그녀에게 먼저 다가가
배가 고프냐고 물었다 움찟거리며 놀라 물러설 때
부드러운 말로 달래듯이 한끼 밥을 대접하고 싶다고 하였다
내가 키운 강아지처럼 줄레 줄레 나를 따라왔다
따끈 따끈한 꽁치구이 가정식백반 앞에서
허겁지겁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먹어치웠다
한 그릇 더 드시겠느냐고 물었더니
그녀의 눈에 별빛같은 눈불방울이 맺히더니
곧 배부르다고 사양하였다
아무말도 묻지않았다
지난날 그녀가 겪어온 삶의 짙은 어둠이
거친 비바람이 전광석화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그녀의 눈동자 속에는
어린아이같이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이 살고 있었다
사양할 줄 아는 그녀는 결코 미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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