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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속으로
안개가 가을을 열어 줍니다
화들짝 놀란 가을들이
안개 속으로
하나 둘 빨려 들어 갑니다
나도 따라 무엇이 되지 못하고
그저 하릴없이
안개가 되고 맙니다

하얗게 풀어헤친 저 강가엔
무언가 가느다란 모세혈관같은
가을날의 속삭임이
잔잔히 흐르고 있을것 같아
안개속을 허둥지둥 걸어 봅니다

잡힐듯 잡히지 않는 언어들이
나를 따라 안개속을 헤매입니다
가을이 영글지 못하고
안개가 되어 누워 버리고
안개속에 쌓인 심장처럼
하얀 태양만 발갛게 타오르고 있습니다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
이 안개속에서
무엇이 되어 안개 속에서 벗어나야 될까요
시간만 작은 알갱이 되어 떨어져 내립니다
안개가 낀 강가에...
안개 속으로 마냥 빨려 들어 가는 영혼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헤매이고 맙니다
안개 낀 가을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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