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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백화점 옆 인형가게
느릿한 걸음으로 골 깊은 주름살의 여자는 어두워 질수록 밝아 지는 네온을 헤치며 무엇이든 다 살 수 있다는 백화점 옆 골목길을 나서고 있다. 아직은 달이 부끄러워 숨어 있는 초저녁 백화점에서는 살 수 없는 인형들이 고향집으로 달려가는 기차의 칸칸 마다 넓은 창 속에 들어 앉아 있다. 은밀한 수작은 골 깊은 주름살의 여자로부터 시작되고 일제히 유리문을 열고 두드리는 인형들의 춤은 굽 높은 신발이 아슬하다. 외눈박이 가로등 게슴츠레한 눈빛으로 졸음 울다 후드 둑 떨어지는 빗방울에 불빛이 밝다. 유리문 넘어 포장 마차의 화덕 위 곰장어는 익어 가는데 아직 팔리지 않은 인형들은 밤이 더 깊어 가야 팔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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