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글 나누기
joungul.co.kr 에서 제공하는 좋은글 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기 바람의 전선을 끊어라
가을 하늘 높이 맞닿은
우듬지 나뭇가지
흔들어 깨워
우거진 잎새
우스스 떨구어
마당에 내던져진
휩뜬 눈동자
부르튼 입술
차르르 쓸고 가는
부스스한 얼굴로
다시 한 번 혼자
깨어나게 하는
바람의 손이여

너를 본 사람마다
혹 얼굴이 검다 하고
혹 손이 검다 하는 까닭은
있던 것을 없게 하고
젊은 것을 늙게 하고
살아있는 것을 죽게 하는
거짓된 힘 때문

너, 가을 바람
잔뜩 지푸린 얼굴
심술궂은 표정
이겨낼 재간이 없어
고인 웅덩이 물빛조차
사방 두리번거릴 때

저기 이 도시에서
가장 높은 곳 63빌딩 ,
가을 하늘
가장 가까운 곳 일하는
녹색작업복의 전기공이
둥둥 뜬 에드벌룬에
얼굴 바싹
날 선 뻰치 치켜들고
바람의 전선을
뚝뚝 끊어내고 있구나


 
비즈폼
Copyright (c) 2000-2025 by bizforms.co.kr All rights reserved.
고객센터 1588-8443. 오전9:30~12:30, 오후13:30~17:30 전화상담예약 원격지원요청
전화전 클릭
클린사이트 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