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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이 그리는 풍경 |  | |
| 여기는 구로역이다
어디쯤에서 전철을 탔는지
나란히 앉은 중년 부부가
서로 손을 어루만지며 속삭인다
손금에 대하여, 언약에 대하여
들려오는 나지막한 소리는
어둠이 깔린 차창에 어리어
정겨운 풍경이 된다
알아 들을 수 없는 두 사람만의 부호가
숨은그림찾기 하는 것에 놀라는 것이 아니다
서로 향해 잠시도 떼지 않는
검은 눈동자, 눈웃음, 눈빛에
숨이 막혀 오는 것이다
지금, 그들은 어느 역을 지나고 있을까
종착지에 닿으려면 더 많은 역을 지나야 할텐데
황하의 모래알 수보다 더 많은 중생들 중에
저 두 사람, 인연이 닿았구나
선한 사랑이 닿은 것에 놀라는 것이다
황금빛 물들어 서쪽 하늘 열리고
선남선녀라 하니 저리 고울 수 있을까
어린 사슴의 눈물방울이라 저리 애잔할 수 있을까
눈빛이 곱다, 가슴이 곱다, 사랑이 곱다
연꽃이 호수 가득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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