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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날에는 일기를 쓴다
내가 스물일곱이 되던 해
일기를 다시 쓰기 시작한 이유는
그리워서 그랬습니다.
내 조그만 가슴에
그리움을 모두 담아 둘 수 없었기에
누군가가 그리워지는 날에는
일기장에 습관처럼 위안을 써왔습니다.
몇 년간 제일 많이 쓴 말은
흔하디 흔한
보고싶다.
그립다.
너무도 그리워서
너무도 그리워서
정말 쓸 말이 생각나지 않을 때가 있었습니다.
그럼 그 흔한 말로 한 페이지를
빼곡히 채우곤 했습니다.
지금까지 써 온 날보다도
앞으로 써 나갈 날이 더 많겠지요.
그 때마다 지금껏 해온 것처럼
내 감정이 통제될 것입니다.
내 삶이 풍요를 얻을 것입니다.

그리운 날에는 일기를 쓴다.
이것이 아마
그 누군가에 대한
나만의 사랑법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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