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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버지 나의 어머니
나의 아버지는 목수다. 내가 아주 어릴적에 아버지는 농사일로는 벌어먹기 힘들다며, 추수가 끝나자마자 못과 망치가 든 연장 가방을 들고 공사판을 찾아 나섰다. 그 일을 시작하면서부터 아버지는 가족들에게 사랑을 표현하셨고,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날에는 막걸리에 잔뜩 취해 나를 당신 앞에 앉혀놓고 세상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영어 공부를 해야 한다더라. 너는 공부를 잘하니까 더 열심히 해서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아라.´

그때 나는 초등학교 1학년이었다. 일곱살 아이에게 아버지는 세상 이야기를 조금씩 떼어다가 들려주곤 했다. 어머니는 술주정을 부린다며 아버지를 나무라셨지만 나는 아버지의 술에 취한 모습이 멋있어 보였다. 비가 오는 날이면 아버지께서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오길 은근히 기다렸다.

´서울 하늘에서는 별을 볼 수 없단다´ 아버지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어떻게 밤하늘에 별이 없을 수가 있지? 분명 아버지께서 내게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굳건히 믿었다. 물론 얼마 되지 않아 그 말이 진짜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그 때는 절대로 인정할 수 없었다.

벌써 18년이 지났다. 지금의 아버지는 성실하고 유능한 목수다. 아버지는 공사판을 다니면서 어깨 너머로 틈틈이 일을 배우셨고, 짭짤한 보수를 받는 실력있는 목수가 된 후에도 배움을 놓지 않으셨다.

아버지 당신께서 원했던 것처럼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 아버지께서는 나를 시인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작가라고 부르기도 하신다. 아직 마음에 드는 작품 하나, 글 한 토막 쓰지 못하고 그저 썼다 지우는 지우개질만 몇년째하고 있는 나를 두고 ´김시인, 김시인´그러신다. 그럴 때마다 나는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하이´라고 대답한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쓴 눈물을 흘린다.

<나의 아버지 나의 어머니>

이 책에는 진짜 내 이야기 같은 소중하고 아름다운 사연이 담겨 있다. 누구든 이 책에 실린 사진과 글을 읽으며, 지아오 보의 마음 속에 들어 가 앉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산과 산 사이에 끼어 있는 마을, 톱질 소리, 술취한 아저씨의 욕설, 당나귀 고집 아버지, 단아한 어머니, 자식을 하나 둘씩 먼저 보낸 슬픔을 가슴에 안고 무디게 사는 동네 아짐과 아저씨들. 그네들의 사는 모습을 보면 ´그저 살아 가는 나´가 아니라 ´진정 살아 있는 나´를 느끼게 될 것이다. 새삼스레 심장에 손을 얹지 않아도, 귀를 닫고 눈을 감은 채 명상에 잠기지 않아도 쉬지 않고 숨을 들이켜고 내 쉬는 자신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마음 한 켠에 재껴두었던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꺼내어 음미해보았다. 내 아버지가 ´김OO 시인 씀´이라고 쓰는 모습을 그려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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