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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고가 비었습디다 |  | |
| <금고가 비었습디다>는 중앙일보 경제부 기자들이 ´국민의정부´ 시기의 경제적 위기상황, 그 수습과 좌절에 대해 취재한 내용을 시계열적으로 펴보인 다큐멘터리다. 잘 알다시피 DJ행정부는 ´IMF 구제금융´으로 상징되는 국가경제 위기상황과 함께 출범했다. 70년대말 오일쇼크 이후 최대의 경제적 국난이라고 할만한 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 그들은 재벌 개혁, 벤처 육성, 시장개방 가속화 등의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다.
너무 가까운 과거이기 때문일테지만 DJ행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평가는 큰 논란거리다. 2년여만에 IMF를 조기졸업하게 한 성공적 정책이었다는 긍정론부터 재임 초반기의 개혁정책이 중반기가 지나면서 결국 흐지부지되고 만 것이 아니냐는 비판론까지 다양한 견해가 존재한다.
<금고가 비었습디다>는 이런 격변의 시기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일종의 잣대를 제공해주는 책이다. 물론 현장기자들의 취재 내용을 기초로 했다는 점에서 가치판단과는 다소 무관한 ´객관적 사료´-지은이들이 ´실록´이라고 표현한 것처럼-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막상 읽어보면 그렇게 볼수만은 없다. 왜냐하면 저자들이 당시를 이해하는 관점이 매우 특정하기 때문인데, 그것은 정책을 만들어내는 관료들, 그중에서 수장(首長)들의 정책적 입장을 중심으로 사건을 풀어내는 방식이다. 여기에 성실한 취재까지 보태져서 덕분에 책의 서술은 명료하고 시원시원하지만, 이 책이 담지 못하고 있는 부분도 적지 않다는 점 또한 분명하다. 전형적인 저널리즘적 서술방식이라고 할까.
이런 까닭에 ´알라딘 리뷰´에서는 ´어디서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판단키도 어렵다´는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은 평을 내놓았지만, 그렇다고 이 책이 지닌 효용가치가 대단치 않다고 치부하기도 어렵다고 생각된다. 그 가치란 저자들이 잘 설명하고 있듯이 ´실록´으로서의 가치다. 숲 속에서 숲의 모습을 그려보고자 하는 시도란 대부분 실패하기 쉬운 것이지만 꾸준히 해볼 만한 가치는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실패한 평가일지라도 최소한 기록으로는 남아서 그 시대를 이후 역사의 흐름 안에서 자리매김케 하는데 일조할 것이기 때문이다.
´기록의 문화´란 문명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후세들을 위해 정착시킬만한 가치가 있는 작업이며 어쩌면 일종의 ´의무´인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금고가 비었습디다>는 서술태도, 담겨진 내용의 진정성 등을 따지기 앞서-물론 이것도 중요하다- 하나의 시대에 대한 기록으로서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남들보다 더 가까이에서 현장을 체험하는 기자들이 내놓은 작업결과라는 점에서 기자의 사회적 역할 모델을 제시했다는 의미도 아울러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정보´가 모여서 ´지식´이 되듯이, ´기록´이 모일 때 우리는 좀더 진정성을 지닌 ´역사´와 조우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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